흥행대작 주연이나 히트곡의 가수가 원래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선택되어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는 연예계 비화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잘못된 작품 선택으로 인생작을 날리는 경우도 있고 대타로 캐스팅되어 인생역전을 하게 된 배우들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 주인공 역시 차선도 아닌 차차선으로 캐스팅되었지만 한 작품으로 무명 배우에서 국민 배우로 발돋움하게 되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2003년에 개봉한 올드보이는 명장 박찬욱 감독과 당시에도 대배우 최민식이 출연했던 명작 영화입니다.
15년간 이유모를 이유로 갇혀있던 남자가 어느 날 풀려나 자신을 가두어놓았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느와르 영화인데요.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으로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은 대작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당시 무명이었던 강혜정은 라이징 스타로 등극하였고 유지태 또한 완전한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는데요.
오대수를 괴롭히던 슬픈 악당 이우진역은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누구나 탐낼 것 같았지만 사실 많은 배우들이 거절했던 역할이라고 합니다.
처음 캐스팅을 검토할 당시 박찬욱 감독은 유지태가 맡은 이우진 역할에 한석규, 이병헌, 감우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요.
처음으로 한석규 배우에게 캐스팅 제의를 하였지만 당시 한석규 소속사에는 최민식의 상대역으로 조연 자리인 이우진 역할을 탐탁지 않아 했다는군요.
그렇게 캐스팅이 불발되고 이병헌 감우성 등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지만 모두 이미 촬영중인 작품이 있거나 너무 충격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역할 이라는 이유로 캐스팅을 거절하였다고 합니다.
캐스팅이 모두 실패하자 결국 박찬욱 감독은 다른 배우를 찾아야만 했고 우여곡절 끝에 유지태가 캐스팅이 된 것인데요.
오히려 유지태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선악이 공존하는 유지태의 매력적인 외모가 이우진 캐릭터를 잘 살려냈기 때문입니다.
제작자였던 박찬욱 감독 역시 촬영 때 최민식이라는 대배우를 앞에 두고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뿜어내는 유지태를 보고 캐스팅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유지태 역시 올드보이를 통해서 배우로서 그의 위치를 반석에 올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뒤, 뒤늦게 작품을 관람한 이병헌은 한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캐스팅을 거절해서 후회하는 작품 중 하나가 올드보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만약 이병헌이나 한석규가 유지태로 등장한 올드보이는 어떠한 영화가 되었을까요?
